희귀하지만 심각한 신경계 질환, 길랭-바레 증후군
길랭-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 GBS)은 급성으로 진행되는 자가면역성 신경질환으로, 말초신경계에 염증이 생기며 근력 저하 및 마비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주로 바이러스 감염 이후 발생하며, 드물게 백신 접종 후 보고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매우 희귀한 질환이지만,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며 호흡근 마비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발병 원인과 유발 인자
길랭-바레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면역 체계가 신경계를 잘못 공격하면서 발생합니다. 발병 환자의 약 70%는 감염성 질환을 경험한 후 수 주 이내에 증상이 시작되며, 대표적인 유발 인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캄필로박터(Campylobacter jejuni) 장염
- 호흡기 또는 위장관 바이러스 감염 (예: CMV, EBV, 인플루엔자 등)
- 백신 접종 후 면역 반응 (극히 드물게)
이러한 감염 후, 교차면역 반응(cross-reactivity)을 통해 말초신경의 수초(myelin) 또는 축삭(axon)이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으며 염증과 탈수초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주요 증상과 진행 경과
길랭-바레 증후군의 증상은 비교적 급격히 진행되며, 대부분 다음과 같은 특징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 양측 하지에서 시작되는 점진적인 근력 저하
- 상지, 얼굴, 호흡근까지 점차 진행
- 감각 이상(저림, 무감각, 따끔거림)
- 심한 경우 호흡곤란 및 인공호흡기 필요
- 반사저하 또는 무반사
- 자율신경계 이상 (불규칙한 맥박, 혈압 변동 등)
대부분의 경우 증상은 2~4주 내로 정점을 찍고 이후 회복기로 전환되지만, 심한 경우에는 수개월 이상 마비가 지속될 수 있으며, 일부는 영구적인 신경 손상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진단 방법과 감별 진단
진단은 임상 증상과 검사 결과를 종합해 내리며, 다음과 같은 검사가 활용됩니다:
- 뇌척수액 검사(CSF): 단백질 증가, 세포 수 변화는 거의 없음 (단백-세포 분리)
- 신경전도 검사(EMG): 수초 손상 또는 축삭 손상 소견
- MRI: 다른 신경계 질환과 감별 시 활용
다발성 경화증, 중증 근무력증, 척수염, 급성 뇌염 등과 감별이 필요하며, 특히 병력 청취와 증상의 진행 양상이 중요한 진단 단서가 됩니다.
치료 방법과 회복 과정
길랭-바레 증후군은 자가면역성 질환이기 때문에 면역 조절 치료가 중심입니다. 주로 사용되는 치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고용량 면역글로불린(IVIG): 5일간 정맥 투여, 효과적이고 빠른 반응
- 혈장교환술(Plasmapheresis): 항체 제거 목적, 중증 환자에게 효과적
- 스테로이드는 GBS에 효과가 명확하지 않아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음
급성기 치료 외에도 호흡기 관리, 재활치료, 영양 관리 등이 중요하며, 집중 치료가 필요한 경우 ICU 입원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예후는 어떤가요?
환자의 약 80%는 치료 후 수개월 내로 회복되며, 60% 이상이 1년 내 일상생활로 복귀 가능합니다. 그러나 10~15%는 영구적인 운동 장애가 남을 수 있고, 5% 정도는 호흡기 합병증 등으로 인해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기 진단과 신속한 면역 치료가 회복률을 높이는 데 핵심이며, 이후에도 지속적인 재활과 신경학적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길랭-바레 증후군, 조기 대응이 관건입니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드물지만 매우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신경계 질환입니다. 갑작스러운 팔다리의 저림, 근력 저하, 보행 이상,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수록 조기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지고, 예후 또한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의료진의 평가와 면밀한 추적관찰이 길랭-바레 증후군 극복의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