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신백질이영양증이란 무엇인가요?
부신백질이영양증(Adrenoleukodystrophy, ALD)은 X염색체 연관 유전질환으로, 체내에서 초장쇄지방산(VLCFA)의 분해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중추신경계의 백질(myelin)과 부신피질에 이상이 생기는 병입니다.
이 질환은 ABCD1 유전자의 결함으로 발생하며, 주로 남성에게만 발병합니다. 여성 보인자(carrier)는 대체로 증상이 없거나 경증입니다.
병태생리: 왜 문제가 발생하나요?
ABCD1 유전자는 세포 내 소기관인 퍼옥시좀(peroxisome)에서 VLCFA를 분해하는 운반체 단백질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유전자의 기능이 손상되면 VLCFA가 분해되지 않고 세포 내에 축적되어, 백질을 구성하는 수초(myelin)를 파괴하고 부신 기능을 억제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ALD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자 내분비계 질환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복합적인 질환입니다.
ALD의 임상 유형
ALD는 발병 시기와 증상에 따라 여러 형태로 나뉘며,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 소아기 뇌형 ALD: 4~10세 사이 발병, 신경증상이 급격히 진행되며 가장 치명적
- 청소년기/성인기 뇌형 ALD: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지만 결과는 유사함
- 부신척수신경병증(AMN): 성인기 하반신 약화 및 배변장애 중심, 가장 흔한 성인형
- 단독 부신기능저하: 부신에만 이상이 생기며, ALD의 유일한 초기 증상일 수 있음
특히 소아기 뇌형 ALD는 정상발달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인지 및 운동기능이 퇴행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치료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주요 증상
ALD의 증상은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소아기 뇌형에서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 학습능력 저하 및 주의력결핍
- 시력 및 청력 저하
- 보행 이상, 균형 감각 상실
- 언어 기능 퇴행
- 발작, 행동 변화
- 부신기능저하 (저혈압, 피로, 구토, 색소침착)
성인에서는 하지 위약, 근경직, 요실금, 배뇨장애 등 점진적인 증상이 주를 이루며, 일부는 치매 유사 증상도 보입니다.
진단 방법
ALD는 다음과 같은 검사를 통해 진단됩니다.
- 혈액 내 VLCFA 농도 측정: 진단의 핵심 검사
- 뇌 MRI: 백질의 대칭성 탈수초 병변 확인
- ACTH 검사: 부신 기능 평가
- 유전자 검사: ABCD1 돌연변이 확인
최근에는 신생아 선별검사에서 VLCFA 수치를 측정하여 ALD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에서 널리 시행 중입니다.
치료 및 예후
ALD는 현재까지 완치 방법은 없으나, 조기 치료를 통해 진행을 늦추는 것이 가능합니다.
- 조혈모세포이식(HSCT): 뇌형 ALD에서 조기 시행 시 생존율 향상
- 로렌조 오일(Lorenzo’s oil): 일부 성인형 환자에서 사용되나 효과 제한적
- 부신기능저하 치료: 스테로이드 보충 요법
- 대증요법: 재활, 물리치료, 심리치료 등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제인 엘로비오진 엑소비오(elivaldogene autotemcel)이 미국 FDA에서 승인되었으며, 조기 진단 환자에서 획기적인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환자 가족을 위한 정보
ALD는 빠르게 진행되는 소아형 환자일수록 조기 선별과 치료 타이밍이 생존과 예후를 좌우합니다. 유전자 상담을 통한 가족력 평가도 중요하며, 여성 보인자의 정기적인 신경학적 검사도 권장됩니다.
한국에서는 희귀질환으로 등록되어 있어 산정특례 및 약제비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환우회와 의료진의 협력이 진단 후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