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수면 습관일까, 질병의 신호일까?
밤에 깊은 잠을 못 자고 자꾸 깨는 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스트레스나 습관 문제로 보기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야간 각성 증상이 지속된다면, 그 이면에는 신체 질환이나 정신 건강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수면의 질은 건강의 거울이라 할 수 있으며, 잠에서 자주 깨는 것은 몸이 보내는 조용한 경고일 수 있습니다.
1. 수면 무호흡증 – 잠결에 숨을 멈추는 질환
코를 심하게 곤다거나 자면서 숨이 멎는 듯한 느낌, 깨어났을 때 가슴이 답답하거나 질식하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SA)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 질환은 잠자는 동안 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혀 산소 공급이 감소하고, 그때마다 뇌가 깨어나면서 숙면을 방해합니다.
중년 이상, 특히 비만이나 두꺼운 목을 가진 분들, 코골이가 심한 분들은 필히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2. 하지불안증후군 – 잠잘 때 다리가 간질간질
다리가 간질거리거나 움직이고 싶은 충동 때문에 자꾸 몸을 뒤척이고 깨어나는 경험이 있다면 하지불안증후군(RLS)일 수 있습니다. 이는 주로 철분 부족, 도파민 기능 이상,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발생하며, 낮보다 밤에 증상이 심해져 수면을 방해합니다.
커피, 알코올, 흡연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고, 철분 수치를 검사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 위식도 역류 질환 – 자다 일어나면 목이 쓰린 이유
“자다가 목이 따갑고, 신물이 올라와 깼어요.” 이런 경험이 반복된다면 위식도 역류 질환(GERD) 때문일 수 있습니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흉부 불편감, 목 이물감, 기침 등으로 수면 중 각성을 유발합니다. 특히 밤늦게 과식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면 악화되기 쉽습니다.
자기 전 최소 3시간 전 식사를 마치고, 침대 머리를 약간 높게 조절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4. 우울증 및 불안 장애 – 새벽에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렵다면
심리적 요인은 수면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우울증에서는 새벽 일찍 깬 뒤 다시 잠들지 못하는 ‘조기 각성’이 흔하게 나타나며, 불안 장애는 수면을 얕게 만들어 자주 깨게 만듭니다. 낮 동안 짜증, 의욕 저하, 무기력감이 함께 동반된다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5. 야간 저혈당 또는 저혈압
당뇨 환자의 경우, 밤중에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 식은땀, 불안, 심장 두근거림으로 인해 잠에서 깨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혈압이 과하게 떨어져서 뇌혈류가 부족해질 경우에도 자주 깨어나거나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야간 혈당 및 혈압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6. 과민성 방광 또는 전립선 문제
밤에 2번 이상 소변을 보기 위해 깬다면 단순 수면 문제가 아닌 방광 기능 이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중년 이후 여성의 과민성 방광, 남성의 전립선비대증 등은 야간뇨를 유발하여 깊은 잠을 방해합니다. 생활 습관 조절이나 약물 치료로 개선할 수 있으니 비뇨기과 상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잠에서 자주 깨는 당신에게 드리는 조언
야간 각성이 반복된다면, 수면 위생 개선과 함께 신체 및 정신 건강 전반을 체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한 경우 수면다원검사, 혈액검사, 호르몬검사 등을 통해 숨은 질환을 조기에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잠을 자는 것도 치료”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좋은 수면은 건강한 삶의 기초입니다.